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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빼앗긴 세계(플랭클린 포어)를 읽고나서..

SudekY 2020. 5. 25. 22:30

생각을 빼앗긴 세계(플랭클린 포어)

 


 테크 기업들이 현재 우리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아는가?

이러한 의문을 던지는 이 책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과 같은 기업들이 현재까지 우리가 지켜온 지식과 사상, 프라이버시, 문화를 어떻게 아무런 저항 없이 바꾸는지 설명한다. "테크 기업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라고 생각했던 나의 시야를 넓혀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이 너무 많다. 핵심적인 것은 정말 이대로 어떠한 규제 없이 테크 기업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 변화에 따라서 기업의 형태가 바뀌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테크기업들의 독점은 더욱더 강해지고 규모도 거대해진다. 중요한점은 여기서 말하는 독점은 하나의 품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것이다.

 

 예를들어서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카카오'가 처음에는 채팅 서비스로 시작하였지만 지금 하는 사업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플랫폼이라는 명목 하에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옳을까?

 

 이 책에서 말하는것은 카카오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니 독점이니까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테크 기업들의 꿈은 끝이 없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우리에게 해로운 것임에도 그 꿈은 루시드 드림처럼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전구를 팔던 회사가 의류회사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는 많은 고난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전구도 팔고 의류도 팔 수 있다. 근데 이러한 사업영역의 확장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더욱더 가속화된다. 그리고 거대한 테크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로비들을 하고 데이터(data)에 관해서는 세금을 정하는 기준이 없어서 세금으로부터 더욱더 자유로우며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들을 비판하는 의견들을 사용자들로부터 제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꿈꾸는 유토피아가 이제는 정말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색'을 잃었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언론들 조차 이미 테크 기업들을 통하는 사용자들에게 어떻게든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해서 기사를 작성하고

심지어는 광고비 때문에 광고인지 기사인지 구별 못할 만큼 낚시성 기사까지 작성한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테크 기업들의 지나친 성장 때문이다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현재 너무 많이 생각을 빼앗기고 있다. 나는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제 사용자 데이터 사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테크 기업들은 우리가 가진 정체성을 우리에게 '편리함'이라는 명목으로 데이터로 만들어 엄청난 수익을 내지만 정작 우리가 받는 것은 한쪽으로 편향된 지식정보와 일상생활에서 생각할 틈도 못줄만큼의 중독성이다. 

이것이 정말 옳은 거래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가 편집자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과 그렇게 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는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역사에 대해서 깊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의견이 아주 확실해서 시원하다. 트럼프를 아주 싫어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요즘 읽는 책들의 저자들은 다 트럼프를 싫어했던 것 같다.

다른 책은 추천 안 해도 이 책은 꼭 추천한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의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온 디지털 유토피아 주의에 대해서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 기억에 남는 문장 -

 

- 20 page -

"테크 기업들은 소중한 어떤 것을 파괴하고 있다.

바로 '사색 가능성'이다."

 

 

- 96 page -

"하지만 알고리즘이 아무리 생각 없이 절차를 수행하고

데이터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낸다고 해도,

결국 알고리즘은 그것을 만들어내고 훈련시킨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한다."

 

 

- 117 page -

"공짜 콘텐츠의 범람은 새로운 형태의 결핍을 낳았다.

총체적인 소음 속에서 우리는 집중력이 떨어진 채로 인터넷의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글을 읽게 되었다.

정보가 소비하는 것은 바로 정보 수용자의 주의력이다."

 

 

- 157 page -

"지식 독점 기업들은 일반 대기업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자신들이 받을 비판을 억누를 수 있는 독특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

 

 

- 164 page -

"미국의 민주주의는 권력이 하나의 기관에 쏠리면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 위에 세워졌다.

하지만 테크 기업들은 그런 공포감을 갖고 있지 않다.

되려 테크기업들은 삶에 더 깊숙이 개입할수록 더 좋다고 생각하며, 거기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 169 page -

"언론 기사를 읽는 오디언스 중 상당수가 테크 대기업들을 통해 들어온다.

실리콘밸리는 언론 산업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 힘을 최대한 이용해왔다."

 

 

- 178 page -

"사람들은 길게 생각하지 않고 클릭을 하며,

어떤 글에 다른 글보다 더 끌리는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인지적 편향이나 비이성적인 힘에 의해 이끌리며,

반쯤은 무의식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 179 page -

"언론사는 진정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이 없었다.

그건 편집자와 기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믿고 있는 신화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러한 신화 덕분에 언론에 필수적인 객관적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신화가 해체되고 있다."

 

 

- 195 page -

"기사는 점점 더 광고를 닮아간다."

 

 

- 229 page -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노트북을 내던질 정도로 화를 독 굴만큼 심한 반대 의견을 읽지 않도록 보호해 주지만,

신념과 편향을 확증하게 하는 텍스트와 동영상을 부지불식 제공하다."

 

 

- 230 page -

"페이스북은 두 진영의 벌집형 사고를 만들어내는데,

벌집형 사고는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능력을 약화시키고 자기편 노선을 강화하는 증거만 편향적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지적으로 무력화된 사고다."

 

 

- 288 page -

"2010년, MIT 미디어랩의 설립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종이가 사라지게 될 시점을 예언했다.

그가 말한 멸망의 날은 조용했고 2015년 전자책 매출은 11퍼센트 감소한 반면,

오프라인 서점 수입은 2퍼센트 가까이 증가했다.

결국 나만 킨들(전자책 기기)을 포기한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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