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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중산층 사회(조귀동)을 읽고나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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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중산층 사회(조귀동)을 읽고나서..

SudekY 2020. 10. 2. 13:24

세습 중산층 사회(조귀동)


 귀차니즘이 많아졌다. 본 후기는 책을 읽고 나서 2주가 지난 뒤에 작성하는 글이다. 원래는 바로바로 작성했는데 회사에서 집에 갈 때 카페에 들리기에는 시간과 노트북이 너무 무겁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세습 중산층 사회'라는 제목보다 부제로서 있는 '90년대생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떻게 다른가'를 보고 골랐다.

나는 90년대생이고 이 책이 경제면 쪽에 비치되어있어서 그냥 경제 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뭐 책을 고르는데 크게 이유는 없다. 독서를 사명을 가지고 하면 그건 독서가 아니고 공부가 될 것이다. 그냥 읽고 싶은 주제니까 읽는 것이다.

 

'세습 중산층 사회'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불공정한 세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세습이라는 것이 어떻게 불공정할 수가 있는지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책에서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중산층이 세습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것이 현재 90년 대생들이 느끼는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 또는 갈등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통계적인 표를 근거로 분석한 현실을 바라본 순간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냥 이러한 분위기니까 이런 거니까 라는 추정이 아니고 통계적인 자료를 통해 보여주니까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더욱 신뢰가 간다.

 

 지금부터는 내가 책을 읽고 느낀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책에서 말하는 현실은 사실 이미 알고 있기는 했다. 어른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노력'도 뇌과학을 독서하며 사실 타고난 환경이 뒷받침이 있어야만 최대로 발휘 가능한 것이고 '능력' 또한 그럴 때 최대로 발휘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있어서 환경이 주는 영향이 본인이 가진 능력보다 얼마큼 더 중요한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공평하지 않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총, 균, 쇠' 그리고 팀 마샬 '지리의 힘'을 보고서는 이 생각이 더욱 확고히 된 것 같다. 만약에 아프리카에서 석유가 터졌다고 한다면 지금의 유럽보다 더 부자처럼 잘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세상은 원래 환경적으로 공평하지 않다.

 

 그런데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외면하다가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 불편함을 느낀다. 나도 그렇다.

독서를 하니까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사람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앞으로도 모두가 공평하게 행복할 수 있는 완벽한 유토피아는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낭만을 책을 읽고 잃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90년대생(나)이 가지는 불평등의 원인은 바로 586세대의 불공정한 출발점이었다고 알려준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이 그리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쨌든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고 그에 따라서 내가 바꿀 수 있는 현실과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것 같다. 586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일찍 은퇴를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정말로 거품이어서 꺼져버리는 현실도 내 머릿속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나는 현재라는 사건 속에 있고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만족할 만큼의 삶만 사는 것이 최선이다. 내가 부동산 가격을 내리고 수도를 분산시켜서 모든 지역이 평등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삶을 만들 수는 없다. 모두가 못살아서 평균적으로 평등한 공산주의의 북한이 더 공평하다는 말 때문에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짓도 할 짓은 아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이러한 불평등의 한계점을 넘어서면 어디선가 영웅이 등장해서 나를 구해주지 않을까? 그런데 영웅이 되려면 일단 중산층의 세습을 받아서 발언권이라도 얻어야 세상이 눈길을 돌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니까 그냥 개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안되면 '세상이 원래 불평등하니까 그래'라고 위로를 하고 된다면 '세상이 불평등해도 내가 그 반례가 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사는 것이 가장 최선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세상이 불평등해도 공평한 것은 있다. 바로 행복이다. 누구나 부자가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행복도는 대체적으로 평균을 상회한다고 한다. 물론 부자가 조금 더 행복하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 차이는 자신의 마인드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불평등하다고 짜증만 내는 것은 자기 자신만 다치게 할 뿐이다.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나의 의지로 극복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유시민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현재 내가 가진 삶의 모든 문제를 사회에 탓으로 돌리는 것도 안되고 자기 자신의 문제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올바르지 않은 선택이다라는 것이다. 다만 내가 내 능력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며 박근혜나 조국이나 기타 부당한 사회문제가 생길 때 관심을 가지고 필요하다면 집회도 참가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에 열심히 투표를 하는 것뿐인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불평등이라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서 글을 작성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나의 생각이 그러하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니까.


- 기억에 남는 문장 -

 

- 12 page -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의 본질은 부모 세대인 50대 중산층이 학력(정확히는 학벌)과 노동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그들의 자녀에게도 동일한 학력과 노동시장 자위를 물려주는 데 있다."

 

 

- 14 page -

"중산층 20대는 자신의 삶이 매우 안정되어 있다고 느끼며, 한국 사회가 누구나 노력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회이고 나아가 더욱더 능력에 따른 격차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하층 20대는 자신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며, 한국 사회가 능력에 따른 격차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 15 page -

"사회경제적 지위의 향상 가능성이 없는 하위 90퍼센트에 속한 20들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부모 세대인 50대를 불신하는 것이다.""

 

 

- 79 page -

" 괜찮은 일자리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남성 취업자 및 구직자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첨예한 경험을 하게 된다.

페미니즘 이슈에 중산층 남성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에는 그들의 노동시장에서의 지위 악화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86 page -"90년대생의 세계에서 부모 세대가 대졸 사무직으로 중산층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 자녀 세대인 그들이 명문대 졸업장을 받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어려워졌다."

 

 

- 113 page -

" 서울에 한 여행사 사무보조로 일하는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출신의 25세 여성 A 씨의 사례다."저는 극한 상황이라 월 150만 원이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만약에 토익 점수가 있으면 월 180만 원만 넘었으면 좋겠어요. 200만 원 넘는 건 안 바라요. 근로 조건은 주 5일이면 돼요. 주말만은 제발 쉬었으면 좋겠어요. 계약직도 괜찮아요. 1년 동안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거든요." "

 

- 144 page -

"흔히 이야기하는 '집안 좋은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다'는 속설은 정말로 참이다. 양육 환경이 좋은, 즉 부모가 경제력이 있고 학력이나 직업 등 사회적 지위도 뒷받침되는 계층의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는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비인지적 능력도 다른 계층의 자녀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리고 비인지적 능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 등을 통한 교육 투자는 결심을 맺는다. 노력은 실력이 아니다. 계층이다."계층이다."

 

 

- 147 page -

"결국 한국에서 90년 대생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가진 부모가 확보한 경제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명문대 졸업장과 괜찮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세습 중산층 자녀 세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이 이전 세대가 경험한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 157 page -

"두 자료 모두 오늘날 남성의 5분의 1은 결 홀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의 경우에도 미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 정도로 대규모 집단이 결혼을 하지 못하고, 가족을 구성하지 못하는 것은 단지 운이나 개인의 취향 등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 169 page -

"예전보다 확률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개천에서 노력해 이른바 명문대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입사해 높은 임금을 받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이 자산 격차를 메우기는 어렵다. 임금을 좌우하는 경제성장률보다 실질금리 하락 등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허름한 전셋집에서 시작해 도봉구, 관악구, 등에서 첫 아파트를 사고 이후 동작구, 광진구 등을 거쳐 강남 3구에 입성하는 '개천에서 용 난' 40대 중후반 이상 대기업 회사원 가족의 이 주기는 더는 재현이 불가능하다."

 

 

- 229 page -

"20~30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사회경제적 출신 배경이 상류층일수록 보수적인 성향이었다."

 

 

- 249 page -

"20대 남성의 경우 그들이 '보수화 되었다기보다는 민주, 진보 정당에 포섭되지 못한 계층이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것을 시시한다. 즉, 20대 남성은 보수화된 게 아니라 '비당파화'되어 있는 데 가깝다."

 

- 251 page -

"결국 20대 남성의 정치적 선호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2016년 하반기 ~ 2017년 초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력 탄핵이 정당 지지율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오히려 중요한 보수 이탈의 계기는 2016년 4월 총선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탄핵 정국' 조성의 원인이 된 보수의 지지기반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먼저 이탈한 집단이다. 두 번째는 보수 정당과 민주, 진보 정당에서 각각 한 번씩 이탈한 경험을 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2016년 9~11월을 전후해 새롭게 늘어난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가 2018년 하반기 지지를 철회한다. 20대 남성 가운데 다수는 양당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로 보아야 할 것이다."

 

 

- 262 page -

"이 같은 결과는 20대들이 SNS나 유튜브 등 인터넷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단일한 소통 창구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세습 중산층의 자녀들을 '일반적인 20대'로 상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 263 page -

"즉, 지금의 586의 정치 기획에 냉소를 보내는 것은 단순히 '세대 차원의 기득권'을 가졌거나 '상류 계급'이기 때문이 아니 라그들이 '불공정한 게임의 핵심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 290 page -

"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세대 차원에서 양보를 하고, 기득권을 떼어내 아래 세대에 준다 할지라도 지금의 시스템은 바뀌지 않는다. 사회가 20대를 배려해 번듯한 일자리를 늘린다 할지라도, 그 기회는 대부분 세습 중산층의 자녀들이 차지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 291 page -

"그런 측면에서 지금 가장 분명하게 요구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기회의 평등(equality of opprtunity)이다. 단순히 입시제도의 공정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준의 교육 기회와 능력 배양의 기회에서 하위 90퍼센트도 상위 10퍼센트 수준의 기회를 갖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 293 page -

"사회에서 보장해야 하는 최소 수준에 대한 합의와 그에 따른 적극적인 세원 확보다. 노동시장의 변화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주고,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부조하자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자녀들이 '다음 세대'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도 영영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중요하다."

 

 

- 293 page -

"세습 중산층은 그 격차를 '능력의 차이'로 포장하며, 자신의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계층 지위를 물려주고자 노력한다. 그 불평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생하고, 사회적 계층이동을 가로막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데에 해결의 단초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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