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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의지는 없다(샘 해리스)를 읽고나서..

SudekY 2020. 1. 8. 18:27

자유 의지는 없다(샘 해리스)

 최근 들어 종교적인 입장에서의 불교적인 책과 최신 신경심리학에 대해서 읽다 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유의지가 착각인 것 같은 증거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궁금해져서 대여한 책이다.

아마도 전에 읽은 책이 가장 영향이 클 것이다.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인간 뇌의 해부학적 구조상 내수용과 정동으로부터 자유로운 결정이나 행동은 있을 수 없다.

 

 저자는 제목부터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굉장히 공격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도 전혀 돌려 말하지 않고 논란 중인 주제에 대해서 바로바로 반박하며 의견을 제시 핸다.

팩폭만을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결국 이 책은 엄청 얇다. 90페이지다.

 

 나는 그래도 자유의지가 조금 있다고 생각했다. 그니까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아예 생각이 바뀌었다. 자유의지가 없어도 우리는 잘 살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유튜브에있는 아주 좋은 동영상이다.

부산대학교 물리학교수님이 EBS통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자유의지에 관해 강의하는것이다.

재미있으니까 꼭보자!! (1,2,3편 분할되어있고 다음영상에 바로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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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page -

"특기할 점은 내가 자유의지에 반대하여 내세우는 근거가 철학적 유물론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심리적 사건이 물리적 사건의 산물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뇌는 물리적 체계로서, 온전히 자연법칙에 따른다.

따라서 뇌의 기능적 상태와 물리적 구조에 생긴 변화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완전히 지배한다고 믿는 것이 온당하다."

 물리적인 구조로서 불가능한 자유의지가 물리적인 체계를 벗어나서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자연은 물리법칙을 지배하고 우리의 뇌도 물리법칙과 자연을 따른다.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것은 과학적 사실이 부족하거나 우리가 알던 법칙이 법칙이 아녔거나 하는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 39 page -

"그러나 인간의 뇌를 양자컴퓨터처럼 보는 신경과학자는 드물다.

설령 뇌가 양자컴퓨터라 해도 양자 불확정성은

자유의지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일리 있게 만들어주는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

 양자역학만 보면 너무 화가 난다.

양자역학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고 정말 비과학적인 집단에서 정말로 많이 인용하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을 보면 세상의 흐름은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니 이 세상의 진실을 따라야 한다"

라는 유튜버나 영상, 글들이 넘쳐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양자역학의 난해함이 곧 우리의 직관 또한 그 난해함을 따라야 할 근거는 없다.

양자역학은 양자역학이고 아직도 연구 중인 분야다. 이것을 근거로 돈을 벌려는 상술에 속아 넘지 말아야 한다.

 

 

- 51 page -

"'내가 달리 행동할 수 있었다'

고 말하는 것은 내가 무슨 일이든 실제로 한 뒤에

'나는 달리 할 수도 있었어'

라는 생각하는 것에 불가하다.

공허한 확인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과거를 정직하게 언급하는 것과 혼동하는 것이다."

 달리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럴만한 생각과 개념, 기억, 느낌 때문이다.

아마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다. 지금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봄으로써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 59 page -

"자신의 사고와 감정의 배경 원인에 민감해지면,

역설적으로 자기 인생에 훨씬 더 크게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불교에서는 자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는 본래 없는 것이다. 붓다가 깨달은 바가 그것이다.

그리고 불교와 관련하여 과학적인 사실을 책을 읽었을 때 저자는 '나'가 없다는 사실이 나를 우울해하고 통제감 없다고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통제감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내가 '나'가 아님을 아는 것은 그만큼 '나'(개념적 의미에서)에 대해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조금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

우리가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

'나'는 없다는 사실은 나를 오히려 더 잘 이끌 수 있다.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개념이 본래 없다는 사실은 절대로 우울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빵이 앞에 있다.

자유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빵이 먹고 싶어 질 것이고 합리화할 것이다.

하지만 자유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곧 빵이 먹고 싶어 질 것이고 그에 대한 개념과 생각으로 합리화할 것이야라고 생각하고 그 자리를 나오거나 빵을 치울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통제감이 뛰어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의 의지나 능력을 고평가 하지 않는다는 글들을 많이 읽었다. 겸손해져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인간이라는 존재가 조심히 다루지 않으면 다른 길로 샐 수 있고 그만큼 환경과 기억에 99.9%를 의존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 77 page -

"누구든 '자수성가'한 사람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의 성공은 전적으로 배경 조건에 달려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는 그 조 건의 창조자가 아니라 수혜자일 뿐이다.

자신의 유전자나, 출생국이나, 자신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 당대의 지배적인 정치, 경제적 환경 등을 선택한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아인슈타인이 만약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만큼의 발전을 이룩했을까?

라는 주제로 인터넷에서 한창 떠돌던 이야기가 있었다.

또는 가끔씩 TV에 나오는 천재성을 가진 어린아이들을 보며 "제발 한국을 떠나서 미국으로 가 그래야만 네가 성공할 수 있어.. 한국에선 똑똑한 노예가 될 뿐이야." 우스갯소리인지 진담 반 농담 따먹기를 한다.

 

 나는 환경에 대해서 불평불만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이 들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뇌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흙수저와 금수저를 나누는 것은 빈부격차 때문에 나오게 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아마 기회의 균등히 아니기 때문에 등장 한말이 아닐까 싶다. 똑같은 능력이 있지만 누구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누구는 좋은 환경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머리 좋아지는 약과 주사를 맞으며 공부를 한다면 누가 더 유리할까

당연히 후자가 유리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회의 균등을 위해서 공산주의적 마인드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이 꼭 그들이 뛰어나서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죽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재용이 과연 똑똑하고 머리가 좋아서 삼성의 뒤를 인물로 지목될까. 아니다.

그는 그저 태어나보니까 삼성에서 가장 유망받는 인물로 자라나게 될 환경에서 그런 개념과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을 할까

노력 또한 그러한 성향을 배우게 된 환경과 교육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쩌면 유전적인 요소도 작용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것들을 선택해서 자란 것이 아니다. 아프리카에서 하루살이를 하는 이는 나보다 똑똑하지 않을까

똑똑하지 않다. 왜냐면 그들은 교육을 받지 않고 그만큼 뇌에서 교육에 관련된 개념과 생각들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보다 우월할까. 절대로 아니다. 내가 그들보다 우월한 것은 운이 좋다는 것밖에 없다.

 

 그러니까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 우울할 필요도 성공에 대해서 우쭐댈 필요도 없다.

누군가의 성공은 그가 처한 환경에서 뇌의 회로들이 그가 성공하게 이끈 것뿐이다. 실패도 그렇다.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차라리 나라 탓을 하는 게 더 이성적인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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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과학적인 입장을 지지하는 나로서는 자유의지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세계가 결정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

자유의지가 없다는 말은 인생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노력할 때는 최대한 더 노력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노력해서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우울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뇌(내)가 최대한 노력일 테니까.

노력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 의지는 얼마만큼 발휘할 것인가, 생각은 얼마큼 할 것인가, 개념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등

전부 뇌(나)의 선택이 아닌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생존하기 위해서 나름 잘 형성된 뇌의 회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우울한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무척이나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자신의 한계치를 모르는 사람은 한계치가 올 때 한계에 맞닥뜨리지만 자신의 한계치를 아는 사람은 한계치가 올 때 오히려 그 한계를 뛰어넘을 이성적 능력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이 자유의지가 없다 라는 사실의 실재적이고 실용적인 힘이자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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