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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없음(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을 읽고나서..

SudekY 2021. 2. 23. 21:08

규칙 없음(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나는 프로그래머로서 넷플릭스라는 회사에 관심이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프로그래머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하늘을 찌르고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가보고 싶을 만큼의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기업들이 넷플릭스 이전에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이 있지만 최근에 대한민국 시장에 눈을 돌린 이 기업이 나한테 준 이미지는 구글보다 더 혁신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넷플릭스 기업에 다닌다면 무슨 느낌일까 하는 궁금함이 존재했는데 이런 책이 서점에 있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책의 제목은 '규칙 없음'으로 단호함이 느껴졌고 넷플릭스의 로고가 크게 박힌 책 표지는 베스트셀러 쪽에서도 크게 눈에 띄었다.

 

 책은 제목 그대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에 대한 내용이다. 어떤 기업이든 가질수 밖에 없는 규칙들을 대부분 없애고 자율과 책임의 문화로 이끄는 넷플릭스의 문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에 인터뷰 형식으로 실제 넷플릭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일화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이런 문화가 실제로도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의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내가 느낀점을 말해보자면 책에 대한 내용적인 측면보다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라는 기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넷플릭스의 문화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하지만 규칙 없음이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그러한 규칙을 없애기 위해서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들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문화가 정착하기 위한 첫 번째 규칙인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하라'는 이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만 남는 것처럼 느껴졌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사람 한 명당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해 이 문화를 만들었겠지만...

 

 그리고 사실 많은 면에서 나는 넷플릭스의 문화가 자율과 책임이라기 보다는 물론 직원에게 부담을 느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모든 책임을 직원한테 맡긴다기보다는 떠넘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직원들은 CEO가 되어야 된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연봉 주기는 한다. 그리고 자기들 말로는 넷플릭스의 직원 퇴사율이 보통의 기업보다는 조금 더 낮은 수준일 뿐이라고 한다. 잘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답답하다고 느껴질 만큼 개방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라는 기업이 이러한 문화를 이끌려고 하고 모든 직원들이 이에 합류하도록 이끄는것은 내가 느낀 결론으로는 정말 사람의 능력치를 돈으로 환산하였을 때 최대한으로 뽑기 위한 것처럼 느껴졌다. 산업시대에는 기계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해 각종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 정보화시대인 지금에는 사람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근데 기계가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 각종 프로세스로 사람의 효율을 최고치로 뽑는다는 면은 동일한 것 같다. 그것의 정점이 넷플릭스의 기업문화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해당 업무에서 최고의 효율을 낼수 없고 자기의 능력이 부족하면 돈을 줄테니 다른 회사를 가라고 권유하는 것을 말하는데 더욱더 숨이 막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 같았다. 회사가 고용한 직원의 뇌를 CPU라고 한다면 이를 최대한으로 활용할수 있게 설계된 문화라고 느꼈고 뭐라고 할까 그에 따라서 사람과 사람 간에는 일과 프로세스만 있고 모든 것이 돈으로 직결되며 능력이 부족하면 퇴사하고 즉, 그냥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너네들에게 이 업계에서 제시하는 최고의 연봉과 대우를 줄 것이고 네가 연봉대비 회사의 이익에 최대한의 이익을 낼만큼이나 많은것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그런 문화를 만들것이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이 모든것들에서 대부분에는 규칙이 없다. 하지만 업무능력이 떨어질경우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의 자리로 대체된다. 근데 너가 밤을 새운다고 그 자리가 보장되는 것 또한 아니다. 똑똑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너에게 돈을 챙겨주고 떠나라고 할 것이고 그 사람을 데려올 것이다. 스포츠팀에서 실력이 떨어지면 2군으로 가지만 우리는 얄짤없다." 마치 이 문화는 최고의 프리랜서들이 와서 열심히 일하고 돈 많이 벌고 능력이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자리처럼 느껴진다.

 

 재미로 읽는 것은 좋지만 괜히 사장님들이 겉핥기 식으로 읽었다가 매우 위험한 사상을 가질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책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의 추천도는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문장 -

 

- 20 page -

"통제를 없애면 '자유와 책임 Freedom and Responsibility(F&R)'의 문화가 조성되는데, 이것이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여, 통제를 훨씬 줄일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웬만한 회사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신속함과 혁신이 가능해진다."

 

 

- 45 page -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 비범한 동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중요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이 첫 번째 점이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다른 원칙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 77 page -

"4A 피드백

1.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AIM TO ASSIST

2.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ACTIONABLE

3. 감사하라 APPRECIATE

4.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ACCEPT OR DISCARD"

 

 

- 90 page -

"솔직한 분위기가 정착되면, 상사는 더 이상 부하직원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일일이 지적할 필요가 없다.

어떤 행동이 회사에 유익하고 어떤 행동이 해로운지에 대해 공동체 전체가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게 되면, 상사는 더 이상 부하직원의 업무처리 방식을 감시하지 않아도 된다."

 

 

- 128 page -

"이것이 F&R의 골자다. 상사가 준 자유를 부하직원이 남용한다면, 그 사실을 공개하여 다른 사람들이 결과를 납득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유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 153 page -

"연구진들은 9명의 프로그래머 중 최고 기량을 갖춘 이가 평범한 프로그래머들보다 2~3배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 9명은 전부 보통 이상의 기량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낸 프로그래머보다 코딩에서 20배, 디버깅에서 25배, 프로그래밍 실행에서 10배 더 빨리 과제를 처리했다. 베스트 플레이어 한 사람이 다른 프로그래머들에 비해 그렇게 월등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은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베스트... 프로그래머의 가치는 보통 수준의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의 10배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100배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 162 page -

"연구 결과를 봐도 리드의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업무에서는 조건부 보너스 지급 방식이 통할지 몰라도, 창의적인 업무에서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성과만 떨어뜨릴 뿐이다."

 

 

- 185 page -

"지구 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회사가 자기 직원이 다른 회사와 인터뷰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상사는 화가 나거나 실망하거나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직원이 더 가치 있는 사람일수록 상사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진다. 그가 탁월한 실력을 갖춘 신입사원이라면 지금까지 그에게 투자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다른 회사와 인터뷰한 뒤 직원이 지금의 일보다 새 일자리에 흥미를 느낀다면, 그를 잃기 쉽다. 어떤 이유로 그가 이직하지 않고 남게 된다고 해도, 그는 최소한 예전과 같은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직원이 다른 회사의 리크루터와 이야기할 때 배신감을 느끼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테드의 대답은 늘 똑같다."몰래 나가서 얘기 다 해놓고 와서 시치미를 때는 게 더 기분 나쁜 일이에요. 하지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우리에게도 연봉 데이터를 알려주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죠"

 

 

- 231 page -

"리드의 조언과 이런 실험 결과들을 종합하여 요약하자면, 이렇다. 유능하고 팀원들의 호감을 얻은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선샤이 닝'할 때 오히려 더 큰 신뢰를 받게 되고, 그래서 더욱더 큰 모험을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력이 입증되지 않거나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는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공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유능함부터 입증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 244 page -

"지구언들에게 할 일을 정해주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그랬다가는 '좁쌀영감!, '독재자!', '폭군!'이라는 소리밖에 못 듣는다. 그러나 말로는 직원들에게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직접 아이디어를 개발하라고 하면서도, 돈과 자원을 낭비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상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당신이 그런 상사라면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라는 리드의 만트라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며 코웃음을 칠 것이다."

 

 

- 281 page -

"베팅이 실패했을 경우 매니저는 핵심 내용에 관한 관심을 신중하게 밝히되, 질책은 삼가야 한다. 그날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마음에 담았다. 첫째, 베팅했다가 실패할 경우 CEO는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물을 것이다. 둘째, 뭔가 큰일을 시도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해도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일도 없다."

 

 

- 301 page -

"넷플릭스도 초기에는 매니저들이 앞장서서 회사 분위기를 가족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2001년 대량 해고 사태 이후 성과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본 우리는, 가족이라는 말이 높은 인재 밀도를 지향하는 직장에 어울리는 비유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직원들이 끈끈한 유대감으로 회사에 헌신하면서 자신을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길 바라지 않았다.... 더는... 직장에서 배울 것이 없거나.. 그 자리를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주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역할을 찾아가야 한다.... 많은... 논의 끝에, 패티는 넷플릭스의 성격을 프로스포츠팀으로 규정해 보자고 제안했다."

 

 

- 328 page -

"키퍼 테스트는 넷플릭스의 인재 밀도를 다른 조직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직원들이 실제로 그 직책에 최고로 적합한 사람인지 주기적으로 신중히 판단한 뒤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교체한다면, 조직 전체의 성과는 새로운 수준으로 크게 치솟는다."

 

 

- 384 page -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넷플릭스에서는 상사가 아니라 정보에 밝은 주장이 의사결정권 자다. 상사는 팀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맥락만 짚어준다. CEO부터 정보에 밝은 주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이런 리더십 체계를 따른다면, 조직은 피라미드가 아니라 나무를 닮은 구조로 가동될 것이다. CEO는 아래쪽 뿌리에 앉아 있고, 결정은 가장 꼭대기 나뭇가지에 있는 주장이 내리는 것이다.

 

 

- 458 page

-"일관성과 반복성은 회사에 이익을 가져오기는커녕, 참신한 생각을 억누를 가능성이 더 크다. 사소한 실수가 잦으면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실수를 혁신 사이클의 주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R&P는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 교향곡은 당신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지휘자와 악보에는 더 눈을 두지 말라. 그보다는 개인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재즈밴드를 결성하라.

...

혁신적이고 빠르고 유연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긴장을 조금 늦출 필요가 있다. 혼돈의 가장자리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라. 교향악단을 조직하지도, 악보를 주지도 말라. 재즈 연주에 어울리는 무대를 만들고 즉흥 연주에 능한 직원들을 고용하라. 그런 조건들이 하나로 모일 때, 무대에서는 멋진 음악이 흘러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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