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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나 민감해요(나가누마 무츠오)를 읽고나서..

SudekY 2019. 8. 12. 13:20

그래요, 나 민감해요(나가누마 무츠오)

 

 우선 책에 나온 테스트를 해보자.

아래에 목록에 해당하면 '예' 그렇지 않다면 '아니오'를 선택하면 된다.

이 테스트는 예민한 사람 테스트로 12개 이상 나오면 HSP라고 한다.

HSP는 The Highly Sensitive Person이라는 뜻으로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N, 아론 박사가 1996년도에 저서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에서 주장한 개념이다. '매우 민감함 사람'이라는 뜻이다.

 

 나는 테스트 결과 18개가 나왔다. 예전부터 예민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내가 철학이랑 불교를 접하면서 덜 예민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저자는 예민성은 선천적인 몸과 같은 것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어느 정도 타협은 가능하겠지만 예민하고 민감한 것은 타고난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별로 민감한 것에 대해서 민감하지 않았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처럼 HSP는 그저 민감한 것에 적응한 채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나도 그런 HSP였다. 근데 한밭도서관에서 책을 두권 빌리기로 정했는데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짧고 간단하게 읽을 정말 쉬운 책을 고르자 했는데 우연히 보게 된 책이 '그래요, 나 민감해요'이다. 나도 민감하니까 골랐다. 책 두께도 매우 얇았고 내용도 편안히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근데 계기가 무엇이었던 이 책을 골랐던 것 신의 한수인 것 같다. 내가 얼마나 민감한 인간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민감한 것에 대해서는 민감했지만 그냥 엄마를 닮아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근데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까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남들보다 많이 받았었다. 최근에는 여행을 갔다 왔는데 후유증이 심했다. 근데 항상 후유증이 상당했다. 너무 커서 우울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에 휘말리거나 감정이 많이 동요되었다. 그리고 남의 눈치를 상당히 봤다. 이렇게 감정이 동요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러한 기질이 어쩌면 독서를 하게 된 계기가 아녔을까 싶다. 철학이나 종교 또는 책의 사상과 같은 것들은 전부 현실에 대해 스트레스를 못 이겨서 찾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철학자 '강신주'도 철학이 현실이 불만족스러우니까 생겼다고 말했다.

 

 다음은 책 속의 핵심 문장들이다.

 

"HSP는 자기 페이스대로 혼자 일하는 것에 적합하며 그럴 때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지켜보거나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긴장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힘겨워한다."

내가 그랬다. 누군가랑 같이 하면 잘 안됐다. 하지만 혼자 과제를 하면 무척 편하고 오히려 더욱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스트레스를 확실히 덜 받는 것도 있었다. 왜냐하면 내 페이스는 나도 잘 모르는데 남에게 맞춰서 하려다 보니까 정신이 소진되는걸 확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로란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태를 가리킨다. 반면 '피로감'은 뇌의 반응이다."

최근에 내가 하는 '감각과 감정 분리하기'를 한 계기가 나의 감정이 현재 육체 상태의 상당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런 육체 상태에 둔한데 나같이 민감한 사람은 둔해질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확실한 것은 나는 육체피로에 상당히 민감하다. 조금만 피곤하거나 잠이 부족하면 굉장히 예민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이럴 때는 나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중심을 잡기 힘들고 감정에 많이 동요된다.

 

"나와 남을 구별하고 자아를 확립하려면 자기 긍정 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애착을 잘 형성하지 못하면 자기 긍정 감과 자신감을 느끼지 못해 '개인'으로 자립하지 못한다. 결국 경계선이 흐려져서 타인의 마음에 대한 민감함이 강해진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 긍정 감이 없는 친구였다. 그래서 지금 더 긍정적으로 바뀌려는 경향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많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다. 자신감은 있었는데 점차 잃어갔던 것 같다. 그래도 깡은 있어서 고등학교 때 그냥 반장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반장을 나갔다. 내가 왜 반장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모른다. 민감함에 이끌려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타인의 마음에 상당히 동요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누군가 우울하면 갑자기 내 마음도 급 우울해진다. 이것이 타인에게는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지만 내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부분은 나도 잘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도 있다. 나는 남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다.

 

"어떨 때 마음이 동요하는지, 어디를 가면 몸 상태가 나빠지는지, 무엇을 먹으면 몸이 안 좋은지... 하루를 마감할 때나 증상을 알아차린 그 순간에나 상관없다. 이런 것을 점검하면 나를 민감하게 하는 요소와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알아낸 사실은 기록해두자. 기록이 쌓일수록 나를 이해하는 훌륭한 자료가 된다."

꼭 필요한 작업인 것 같다. 나는 데일리 리포트라고 나의 하루를 점검하는 리포트를 작성한다. 근데 이러한 감정에 대하여 분석을 해본 적은 없다. 최근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하며 이런 감정에 따라왔다 갔다 한 것을 느끼기도 한 것이 데일리 리포트에서는 성과의 기준을 몰입도로 측정하는데 내가 기분이 안 좋은 날은 확실히 몰입도가 좋지 않다. 잠을 조금 날은 물론이거니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몰입도는 상당히 떨어졌다.

내가 왜 그렇게 감정에 휘둘리는지 알면은 확실히 몰입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달래줄 해결책을 마련하거나 나를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당신은 약함을 인정하는 만큼 강해진다. 약한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나의 약함마저 나의 일부로 인정하는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다."

인정을 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HSP임을 깨달았다면 쉽게 지치고, 다양한 자극에 취약하고, 경계선이 희미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너무 의식하다가는 오히려 온갖 자극에 과민해질 우려가 있다."

항상 적당히 해야 한다. HSP를 깨달았다고 해서 비정상적인 인간이 된 것은 아니다. 

 

"인간의 고민은 대부분 타인이 내 영역을 침범하거나 내가 침범하며 생긴다고 아들러는 말했다. HSP는 경계선이 희미하기에 특히 인간관계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기 쉽다. 남이 내 마음속으로 밀고 들어와 함부로 돌아다니거나 내가 상대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해서 고독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공감을 할 수 있는 관계가 고독을 달래준다."

굳이 연인 사이가 아니더라도 인간 사이에는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왜 필요하냐고 물어본다면 인간의 뇌가 저 짓을 안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흥미를 잃거나 아쉬움을 느낀다. 나는 근데 이것을 알면서도 HSP라서 상대방의 마음에 상당히 동요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로 했다. 내가 왜 그 인간한테 마음을 낭비해야 하는 것인가...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HSP는 인간에게 주어진 이 숙명과 그 슬픔을 어려서부터 직관적으로 깨닫는다. HSP아이들을 진료하면서 그걸 알게 됐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항상 죽음을 무서워했다. 왜인지 모른다. 그냥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항상 인간의 숙명을 알고 있었고 무엇이 더 중요한가 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였고 철학적 문제도 많이 생각했다. 나는 정말 피곤하게 산 것이다. 물론 그러한 과정으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 나란 놈이다.

 

이 밑으로는 이제 실제적인 해결법을 알려준다.

 

1. 다른 사람의 기분에 좌우된다.

  1. 피한다.

  2. 사자의 구토(자리를 피하고 싫은 기분을 가상의 쓰레기통으로 뱉어내는 것)

  3. 주변에 경계선을 치는 이미지 트레이닝

 

2. 다수가 참여하는 술자리나 모임에서 주눅이 든다.

  1. 피한다.

  2. 지나치게 노력 X

  3. 환경에 억지로 맞추지 않기

  4. 다수의 일이나 고민을 떠맡지 않기.

  5. 다수의 자리가 나를 소진시킨다는 사실 인지

  6. 간다고 하면 미리 얘기할 화젯거리 준비

  7. 갔다가 오면 꼭 휴식

 

3. 계획이 틀어지면 멘붕상태

  1. HSP는 돌발상황에 매우 취약하므로 6초 동안 심호흡하면서 머리에 쏠린 피가 풀어지게 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 마음을 진정시키자

  2. 감정일기 -> 당위적 사고에서 비롯(약속, 일정을 꼭 지켜야 한다.) -> 영원한 것은 없다는 생각 가지기

 

4. 주위 사람들이 내 기질은 이해 못한다.

  1. HSP 주변에게 알리기

  2. 나를 설명하는 '취급설명서' 작성

      - 내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 그럴 때 어떻게 대체하는지

      - 상대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3.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준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5. 교우관계가 좁고 친구가 적다.

  1. 친구의 수 가아니라 우정의 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6. 직장에서 주위 시선이 신경 쓰인다.

  1. HSP는 혼자 묵묵히 일하는 것을 잘하지만, 여럿이 일하는 직장에서는 집중하지 못한다. 소리나 대화에 신경을 뺏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선 피하는 게 우선

  2. 외부 자극 차단(이어폰, 귀마개 사용)

  3. 좋아하는 문구 붙여놓기

  4. 우레탄 소재의 감촉 좋은 공 만지기

 

7. 잦은 실수에도 심하게 흔들린다.

  1. 왜곡된 사고를 바로잡기

  2. 우선 평정심을 바로잡아야 왜곡된 사고 가능

  3. 심호흡

  4. 자기를 변호하기(HSP는 자기변호를 잘못함)

  5. '내 탓'아님. 남 탓하기

  6. 실수는 실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8.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못한다.

  1. 최대한 자제하며 솔직히 말하며 부탁하기

  2. 중요도와 긴급도를 감안해 결정

 

9. 실수가 두려워서 일이 더디다.

  1. 매사에 신중하고 성실한 이들은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꼼꼼한 성격이 집착 수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2. 강박증상은 정반 대행동을 일부러 하기( EX.. 문단속 X, 손을 씻기 X)

  3. 체크리스트

  4. '실수한다고 자르겠어"

  5. 선정하기( 재점검은 딱 3번만 하기 )

 

10. 일을 부탁받으면 거절 못함

  1. 거절하기

  2. 당신이 나한테 OO 해야 한다는 우월한 뉘앙스로 대립각을 세우게 한다.

  3. 전부 거절 못하면 일부라 수락하거나 조금만 수락

 

11.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속마음을 터놓기 못한다.

  1. 용기 내어 말했는데 떠나간다면 인연이 거기까지 인 것이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기

 

12. 잠들기 어렵고 잠이 얕다

  1. 최대한 자극 차단하기

  2. 명상하기

 

13. 사람 많은 곳에 선 쉽게 피로를 느낀다.

  1. 자율신경의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한다.

  2. 가지 않기, 피하기

  3. 자극 차단용 물건 사용

  4. 루틴 만들기(안정감을 느끼는 나만의 동작 세뇌해서 만들기)

 

14. 몸 상태가 좋지 않다.

  1. 화학, 전자파 영향 크니까 잘 파악하기

 

"HSP는 즐거워도 지친다는 것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면 좋다. HSP를 알면 기력이 고갈되었다고 해서 '기분파'나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남이 혹시도 HSP일수도 있으니까 알아야 된다.

 

"HSP는 부정적인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만큼이나 긍정적인 감정에 크게 반응한다."

맞다. 감정의 동요가 매우 크다.

"반면 HSP아이는 지배에 맞서지 못한다. 소심한 데가 있어 꾹 참는다. 이런 아이는 남을 위해서는 울어도 자신을 위해서는 울지 못한다."

내가 어릴 때부터 참은 것이 HSP라서 그런 것 같다. 나를 위해 울었던 적이 있는가 묻는다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훌륭한 특성을 그대로 두고, 삶의 무게만 가볍게 할 방법이 있다. 나와 남 사이의 경계선을 튼튼히 하고, 위협 요소로부터 나를 확실하게 지키면 된다. 또 무엇보다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민감함을 하늘의 축복과 멋진 선물로 받아들이자(스킬처럼)"

민감함을 스킬처럼 키고 끌 수는 없지만 민감함을 잘 조절하고 경계선을 잘 설정한다면 나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말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민감함이 나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깨달았다. 이제 그리고 이런 민감함을 잘 활용해서 성장할 것이며 이런 민감함에 나의 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경계선을 잘 조절하고 만들어야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생각이 잘못된 게 아니라 민감할 뿐이라는 말은 나를 고치게 해주는 말 같다. 나는 민감할 뿐이다. 누군가 꼭 민감하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하고 민감함으로부터 벗어나 잘 활용하는 법을 익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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