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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유전자-믿음의 생물학적 증거(딘 해머)를 읽고나서..

SudekY 2019. 10. 20. 17:07

신의 유전자-믿음의 생물학적 증거(딘 해머)

 어릴 때부터 원리에 관하여 관심이 많았다.

흔히 과학자들이나 수학자들의 생각과 비슷하다.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불가하다는 더 폭넓은 관점을 가진 것은 나이를 먹고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나마 해석이 가능한 점이 과학과 수학의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 말은 상대적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절대적인 것처럼 매력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절대성보다는 상대성에 상당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든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왜 상대적으로 그것을 진실로 여기는가이다.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닌 왜 우리는 영성과 신앙심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그것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최대한 과학적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정황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영성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서이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는 알다시피 측정이 불가능하고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실험을 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자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통계를 내고 관련성을 찾으려 한다. 그렇게 하여 모노아민이 신앙과 영성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저자는 무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종교를 비판하고 비난하는 책은 절대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왜 종교를 가지고 영성을 가지냐를 파악하는 책이다. 

 

 이 책은 심리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실험도 어렵지 않고 용어도 어렵지 않고 어려운 말도 쓰지 않는다. 절대로 어려운 책이 아니다. 실험과 근거를 기준으로 여러 가지 정황상의 결론을 끌어낸다. 그 과정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해 잠깐 지루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빠져들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는지 말해주는 것이 마치 내가 연구현장에서 같이 고뇌하고 해결하는 것 같이 상세히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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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란 우리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유산 중 하나다. 사실 이것은 본능이다."

 예전부터 나도 믿음과 신앙심이 유전자가 선택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A라는 현상은 B의 원인으로 생긴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이 말이 절대로 신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과학과 영성(혹은 종교는)은 마치 서로가 본질적으로 적인 것처럼 서로를 경쟁적으로 견제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마따나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요'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다."

 내 사견으로는 요즘에 과학을 신봉하고 신으로 취급하는듯한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 과학만능주의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되려 과학의 발걸음을 늦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생각에 얽매여서는 다른 생각으로 펼쳐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이해를 하여 발전을 도모해도 모자랄 판에 과학과 종교가 서로를 비난한다면 득이 클까 실이 클까는 말 안 해도 뻔하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과학에 미친 사람도 종교에 미친 사람도 그저 감정의 노예 같아 보인다. 마치 이것인 진실인 것처럼 믿고 싶어 하는 그런 감정 말이다.

 

 

"믿음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규명하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신은 없다. 왜냐하면 눈에 안보이기 때문이다."

이게 중요한가? 아니다. 이 말은 그저 상대방을 비난하고 무시하는 말밖에 안 된다.

이 책은 믿음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책이 아니다. 왜 믿음을 가지게 되냐는 것이고 이것을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최대한 풀어보자는 의도의 책이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것들의 대부분은 근거보단 감정이나 경험이 훨씬 크다. 절대로 다른 사람의 믿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실 로시 빈을 받았던 7명의 참가자들의 신비주의 평균 수치가 65%였는데 25년 전인 수치인 64%와 사실상 동일했다. 표면적으로는 작은 실 로시 빈 캡슐이 매슬로나 클로닌 저나 그 밖의 많은 심리학자, 신학자, 철학자들이 이루고자 그렇게 사투했던 것을 완수한 것 같다. 종교로부터 영성이나, 최소한 영적 현상에 대한 지각을 분리해낸 것이다."

실리시빈(환각버섯)

 실리 시빈을 받고 환각 체험을 통해 영성을 경험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실험이 종료된 후와 25년 뒤에 비교하였는데 당시의 경험으로 영적이고 종교적으로 되었다고 한다. 물론 실험 당사자들은 그것이 실 로시 빈인지 모른다. 영성(또는 종교) 체험이라고 믿는 것들이 실제로 다른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나도 이 실험 결과를 보고 놀랐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의 진실은 참혹할 수도 있다. 

 

 

"동일한 수용체라도 해마에서 만들어진 수용체와 편도체에서 만들어진 수용체는 효과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두뇌의 화학작용 역시 부동산처럼 입지가 중요하다."

 그냥 뇌는 모든 게 연결되어있으니 어디서든 동일할 거라 생각했던 고정관념에서 깨어난 것 같아 기억에 남아 적어봤다.

 

 

"엑스 터지(마약)가 두뇌에 도달하면 세로토닌이 홍수처럼 불어나게 된다. 심리적으로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선 사회성과 친밀감이 늘어난다. 갑자기 모든 이들이 평생 친구로 보인다. 아무런 적도 없고, 오로지 사랑할 사람들만 있으며, 세계는 평화롭다."

  책에서 마약을 사용한 결과를 많이 인용하는 것은 영성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마약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엑스 터지라는 마약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은 일상적인 행복과 관련된 호르몬이다. 약물을 복용하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마치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보인듯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이쯤 되니까 사랑이 무엇인지도 의심스럽다. 하지만 사랑의 원인이 A라고 정의하기에는 너무 폭넓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쁜 여자 친구나 멋진 차나 전원주택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위를 보는 방식이었어요."

 그냥 멋진 말 같다. 책에서 선불교에 빠진 한 외국인이 나오는데 그 외국인이 말했던 말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정의하는 것이 멋진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돈이 없을 때의 불안함이 문제요, 멋진 차가 문제가 아닌 낡은 차를 탔을 때의 부끄러움이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적당히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물에게서 확인되는 1차 의식과 자기 인식과 관련된 고차원 2차 의식의 균형을 깨버리는 것이 '개처럼 생각하기'다. 이것이 불교 명상가들이 에덜먼이 속되게 표현한 '개처럼 생각하기'를 가능하게 한 방법이다. 1차 의식에 집중에 자아인식과 관련된 2차 의식을 잃어버리게 하여 명상가들은 세상과 하나가 되고 세상과 그들과 하나가 된다."

 쉽게 말해 1차 의식은 본능적 2차 의식은 인간적인 것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인간적인 것이라면 자의식과 관련이 큰데 이러한 자의식을 1차 의식에 집중하여 2차 의식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면 잃어버린다. 이러한 수련을 통해서 자의식을 잃어버리면 세상과 내가 하나 되는 일치를 발견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영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영성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느낌이나 생각이 달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차 의식과 2차 의식 간의 균형을 변화시키는 기본적인 두뇌작용은 어느 정도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 점이 영성의 보편성의 한 측면이다."

 마지막에 나오지만 영성은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오래 해야 된다는 것이다. 신을 향해 기도를 하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명상을 하든 얼마나 오래 세월 동안 해왔느냐가 제일 중요한 항목이라고 한다. 이 말인즉슨 우리는 언제든지 신을 믿을 수도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얼마나 영적인지 알아내는 일을 돕는 것은 우리의 유전적 구조이다. 우리는 신을 알 수 없지만, 신을 느낀다."

 유전적으로 영적 능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특정 유전자가 이러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한다. 책에 이것을 어떻게 실험하였고 나오는데 결론만 얘기하자면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영적 능력은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 

 

 

"건강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죽음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 연구자료에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노세보 효과 - 위약효과의 반대의 경우를 뜻하는 말)"

 암에 걸린 사람이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극복하는 것은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몸이 아프면 몸도 몸이지만 가장 먼저 마음에 혼란이 오고 정신이 없어지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최대한 이성적으로 희망이나 긍정을 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놀랍다. 왜냐하면 실제로 아플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아플 때 웃는 것은 기쁠 때 억지 울음을 짜는 것만큼 어렵다.

긍정적인 사람이 왜 건강을 더 빨리 회복하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있다. 평소에 긍정적으로 생각 안 해도 아플 때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겠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사람들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래서 그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ADHD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을 복용하게 했을 때 효과가 나타난 것은 위와 같은 기제로 인한 것이 아닐까 저자는 말한다.

참고로 ADHD는 도파민의 이상으로 생기는 병이다. 단지 믿음만으로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생각만으로 뇌의 화학작용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끌어당김의 법칙과 상관이 없고 누누이 말하지만 해당 법칙은 오류이다.

 

 

"A Great many people think they are thinking when they are merely rearranging their prejudies -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한다고 여기지만, 그들은 그저 자신이 가진 편견들을 재구성할 뿐이다."

  편견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기존에 가진 생각을 약간 수정하는 정도의 말이다. 우리가 생각을 통해 편견을 부수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편견 속에서 다른 편견으로 바뀌는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 우리가 생각이라고 하는 것들은 전부 편견 아래에서 진행되기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생각이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문제를 깊숙이 침투해보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로 이어진다.

 

 

"밈의 내용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해롭든 이롭든 잠깐 반짝하든 오래 지속되든 상관없이 몸은 일어나고 변화된다. 팀이 일단 두뇌에 효과적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것으로 밈의 복제는 끝난 것이다."

"종교적인 심의 내용은 생물학보다는 문화에 의해 정해지지만, 종교적 전통과 믿음의 선택범위는 각자의 성격에 의해 - 따라서 그들의 유전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만든 개념으로 나도 정확히는 이해가 안 가지만 문화와는 다르게 오로지 복제를 목적으로 하는 생각이나 개념이라고 한다. 힘을 이 책에서 끌고 온 것은 결국은 문화에 따라 밈의 내용은 바뀌어도 얼마나 따르고 영적(종교)이냐는 유전자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종교적인 밈이 두뇌에 들어와도 결국은 나의 성격과 같은 유전적인 것에 영향을 받아 얼마나 믿고 얼마나 따르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진보나 과학적인 발전도 신앙심 깊은 믿음을 악화시키지 못한다."

 원래 나는 종교가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종교는 지금으로부터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영성과 종교가 유전적이고 dna가 선택한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말이다. 분명한 건 종교를 선택한 인간이 선택하지 않았던 인간보다 역사적으로 더 많이 살아남았고 결국은 영성이 발달한 것이다.

 

 

"영성과 종교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과학과 신념 사이에서 벌어지는 승패 논쟁에 휴전을 가져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믿음과 믿음의 행위를 구분하는 것이다. - 이것이 인간다움의 위대한 재능 가운데 하나이다."

 책에서의 결론은 이러하다. 종교를 선택하느냐와 선택하지 않느냐는 대게 후천적인 영향이 크고 또한 기독교를 선택하거나 불교를 선택하거나 힌두교를 선택하거나 하는 것들은 대부분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 하지만 얼마나 더 영적인 감정을 느끼느냐는 유전적인(선천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밝히고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신이 존재하느냐 신이 존재하지 않느냐 라는 문제와 상관없이 비종교인이 종교인에 대한 이해와 종교인이 비종교인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더 이상 비난하거나 논쟁을 휴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굉장한 성인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목표가 어찌 되었든 불필요한 논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그것이 과학적으로든 종교적으로든 인류발전에 굉장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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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나서 믿음에 관하여 상당히 이해력이 높아졌다. 왜 인간이 무엇을 믿는 것이 이득이 되고 어떤 사람은 믿음이 더 강하고 어떤 사람은 믿음이 약한지 그리고 누군가는 왜 기독교를 믿고 누군가는 불교를 믿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지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정황적인 증거를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종교적인 사람들에 관하여 이해가 항상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더욱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남을 이해하는 눈을 가질 수 있어야 역지사지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면 믿음의 진실보다는 왜 믿느냐가 중요하다 말 같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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